지하철 타고 인천 차이나타운 방문기
□ 수도권 어디 지하철로 여행할 만한 곳이 없을까?
○ 지하철로 1시간 이내면 먹거리, 볼거리 모두 OK
인천 차이나타운, 서울에 살면서 지하철로 1시간 이내 금세 올 수 있는 곳인데도, 여태껏 한 번도 와보지 못했던 곳이기도 한데요. 얼마 전 백종원 선생님께서 출연하신 다큐멘터리를 보고 이곳에서 짜장면을 꼭 먹어봐야겠다고 결심을 했어요. 짜장면은 제가 어릴 적 졸업식 단골메뉴였는데요. 한 그릇으로 행복감을 준 그런 곳이었죠. 그렇게 해서 모처럼 시간을 내어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여행을 할 때 가장 먼저하는 것은 바로 숙소를 예약하는 것이었는데요. 인천 차이나타운 주변은 데스코팡팡 하면 떠오르는 월미도가 있는 곳이라 젊은 친구들이 많은 곳이라, 저렴한 숙소들이 많았어요. 전 가족과 여행을 하는 지라, 조금은 시설이 괜찮은 호텔을 찾다 보니 하버파크호텔로 예약을 했어요. 집에서 지하철로 40분이면 갈 수 있는 짧은 거리였지만 짐이 있어 차량으로 이동을 했지요. 3시가 체크인 시간이라 도착을 했지만 시간이 꽤 남아서 주차만 하고, 바로 차이나타운으로 향했습니다.
○ 인천 차이나타운으로 고고
차이나타운은 하버파크 호텔에서 도보로 5분 정도면 금방 도착하는 거리였어요. 제가 다녀간 날은 하늘엔 먹구름이 잔뜩 끼고 해무인지 비인지 헤깔릴 정도로 허공에 분무기를 뿌려놓은 듯한 미세한 빗방울이 얼굴에 부딪혔어요.
인천 차이나타운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저는 서울 대림에 있는 차이나타운을 먼저 방문을 했던터라, '차이나타운'이라는 이름 속에는 많은 중국인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주거 및 상권을 형성한 지역이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대림 차이나타운 방문고객 대다수는 한국인보다는 중국인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간판이나 메뉴도 모두 중국어로 적혀있어서, 한국인이 방문하면 주문의 어려움을 겪었지요. 그런데 인천 차이나타운은 놀랍게도 대부분이 한국인이었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음식 메뉴를 제공하는 세련되고 트렌디한 가게들이 많아서 놀랐어요.
사실 인천 차이나타운은 짜장면의 탄생지로 유명합니다. 예전 이곳은 강화도조약에 의해서 강제 개항이 되었습니다. 일본 사람과 청나라 사람, 서양 사람이 함께 몰려들면서 각국의 문화가 유입이 되었다고 합니다. 해방 이후 일제가 물러나고 화교들이 거주하면서 차이나타운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인천 차이나타운의 화교의 90% 국적은 바로 대만 국적입니다. ) 이 때 당시만 해도 이곳은 다소 어두운 느낌이 드는 지역이었는데, 인천시와 중구에서 정비사업과 더불어 구한말 개항장 문화재 복원사업으로 거리가 깔끔해졌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인근 월미도와 가깝고 지하철 1호선 인천역에서 바로 올 수 있는 편리한 접근성으로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부상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렇게 알고 보니까 이곳이 새롭게 느껴지는데요.
인천 차이나타운의 대표적인 음식인 짜장면과 만두 이미지가 크게 만들어진 조형물 사이로 빨간 글씨의 차이나타운이 보이는 포토존이 보이네요. ㅎㅎ
거리 양쪽으로 홍등이 쭉 늘어서 있는 것이 예전 대만 지우펀의 홍등 거리가 생각났어요. 흐린 날씨인데도 휴일이라 그런지 거리에는 인파로 북적거렸는데요. 생기가 넘치는 거리였어요.
점심시간이라 중국음식을 먹기로 마음먹었어요. 차이나타운에서 유명한 곳을 미리 찾아보니 신승반점, 공화춘, 연경, 향래객, 미미진 등이 나오더라구요. 점심시간이 되니, 위에서 언급한 모든 중국집 앞은 기다란 줄이 늘어서 있었어요. 애초 계획은 다 둘러보고 하나를 고를 생각이었는데, 계획을 바꿔 줄이 가장 짧은 곳으로 정했어요. 그렇게 간 곳이 공화춘이지요.
○ 공화춘에서 짜장면, 탕수육 먹기
탕수육과 짜장면을 시켰습니다. 맛있었어요. ㅎㅎ 줄이 길어서 못 가본 신승반점, 연경, 향래객, 미미진도 다음에는 꼭 가봐야겠어요.
○ 원보, 샤오롱바오 먹기
짜장면을 다 먹고 길을 밖을 돌아다니는 데, 줄이 늘어선 가게가 보이더라구요. 샤오롱바오를 파는 원보라는 가게와 팥, 망고, 초코 등의 앙금이 들어가 있는 빵을 파는 홍두병이라는 가게였어요. 두 군데를 다 방문해서 먹어보았는데, 홍두병은 사진 찍는 걸 깜빡하고 입 속으로 들어갔네요. ㅜㅜ 그래서 원보에서 파는 샤오롱 바오 사진만 남아있네요. 홍두병은 부드러운 핫케이크 안에 통팥이 엄청 많이 들어있어서 부드러운 단팥 케이크를 먹는 느낌이었어요. 원보의 샤오롱 바오는 한입에 쏙 들어갈 크기였는데요. 간장과 생장을 살짝 묻혀서 먹으면 속 안에 있는 육즙과 간장이 입앗에서 잘 어울려져서 즐거운 비명을 지른답니다. 참 맛있었어요!
샤오롱바오의 한자 표기는 小籠包 인데요. 한자어로 읽으면 소롱포입니다. 작을 소, 대바구니 롱, 쌀 포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풀이하자면 작은 대나무 바구니로 감싼 만두라는 의미가 되지요. 소롱포는 육즙이 자르르한 소를 얇은 만두피로 감싸서 대나무 찜통에 쪄서 만든 딤섬이지요. 육즙이 가득 들어가 있기 때문에 한입에 넣으면 입안을 데일수 있어요. 그래서 숟가락 위에 샤오롱바오를 얹고 윗부분을 살짝 찢어서 조금 식히고, 생강과 간장을 그 위에 살짝 넣어서 후르릅 쭙, 육즙을 마시면서 입안에 쏙 집어넣으면 아주아주 맛이 좋답니다.
○ 인천 차이나타운 안의 작은 공원을 지나, Cafe ㅊa (카페 차)
ㅊa , Cafe 차 라는 커피숍을 찾았는데요. 독특한 분위기에 이끌려 들어가 보았습니다. 석조건물과 나무문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근현대적인 느낌을 주네요. 이곳은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까지 총 3개층을 객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언덕 위에 위치하다보니, 지하1층 사실 높은 고도가 창 밖에서 아래를 내려니 볼 수 있는 위치였어요. 2층으로 올라가니 스피커애서 재즈가 흘러나왔어요. 1층 카운터에서 주문한 음료와 빵을 구입해서 올라왔습니다. 조금 늦은 시간이라 커피 대신 달고나밀크티와 레몬피즈, 그리고 블루베리 잼이 얹어진 스콘을 주문해서 마셨습니다.
달고나 음료 (커피, 밀크티)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것 같은데요. 달고나가 음료에 살짝 녹아들면서 단 맛이 잘 스며들었던 것 같아요. 또 수분을 머금은 달고나가 입안에서 부서지면서 달고나 특유의 달콤함이 느껴졌습니다.
○ 인천 차이나타운 안의 예스러운 풍경
인천차이나타운은 제물포 개항장이 위치한 곳이라 강화도조약부터 구한말까지의 역사를 간진한 곳이기도 하죠. 이런 지역과 역사적 특징을 살려서 콘셉트를 잘 살린 것 같아요.
또 주변을 거닐다 보면 오래된 목조건물을 볼 수가 있는데요. 딱 봐도 참 오래된 건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네요.
○ 인천 차이나타운 호텔, 하버파크호텔 내부의 모습은?
인천 차이나타운에 오면 당연히 들려야 할 벽화거리, 박물관은 못 간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날은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불고 비도 오고 춥기도 했지만, 사실 먹는 것에 정신이 팔려 하루종일 걸어 다니며 먹기만 한 탓에 꼭 가야 할 명소를 놓친 것이 아쉬웠어요. 많이 걸어 다녔더니 다리도 아프고, 체크인 시간도 되어서 호텔로 향했습니다. 일단 한 보따리 짐을 싸와서 풀어놓고 쉬어야겠어요.
호텔 객실 내부는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있었어요. 비즈니스호텔 느낌. 저희처럼 하루종일 밖에서 먹고 즐기려고 온 분들에게는 아주 적합한 숙소였어요. 객실 요금도 비교적 저렴해서 저는 나름 만족을 했습니다. 창 밖은 화물선에 싣기 위해 대기 중인 컨테이너가 쌓인 선착장과 넘실대는 인천 앞바다의 모습이 보였답니다. 우리나라 물류의 허브, 산업의 생생한 현장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ㅎㅎ 그래도 오션뷰입니다.
○ 인천 차이나타운 야경, 밤에 찾는 모습은 어떻까?
밤에 찾은 인천 차이나타운의 풍경은 낮과 사뭇 달랐습니다. 이날은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바람이 불어서 조금 쌀쌀한 탓에 낮에 있었던 그 많은 인파는 대부분 사라졌더라고요. 비 내린 거리는 홍등과 네온사인으로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밤에는 사람이 적어서 낮에 찾았을 땐 줄이 길어서 먹지 못한 음식들을 대기하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 화덕만두 십리향에서 만두 사 먹기
낮에는 사람이 많아서 먹지 못했던 십리향에서 화덕만두를 구입해서 먹었습니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 호호 불어가며 먹으니 더 맛있었습니다. 화덕에 구운 만두라니!
○ 노점에서 탕후루 사 먹기
제가 사는 동네에도 탕후루 가게가 많이 생겼지만 아직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어요. 다들 탕후루가 맛있다고 하니, 그 맛이 궁금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노점에서 팔고 있는 딸기 탕후루를 먹어보았습니다. 과일 겉면은 투명한 설탕으로 코팅이 되어있었습니다. 입으로 깨무는 순간 투명한 설탕이 크리스털처럼 깨지면서 안에서 과즙이 새어 나왔습니다. 아이들은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오늘 먹어본 경험으로 충분했답니다.
○ 연경에서 하얀 짜장면, 하얀 짬뽕 먹어보기
연경은 인천 차이나타운 둘째 날에 방문을 했어요. 첫째 날은 너무 많이 먹어서 못 가본 곳이 많았지요. 연경은 하얀 짜장면과 하얀 짬뽕이 유명했습니다. 하얀 짜장면은 겉으로 보이겐 카레처럼 생겼는데, 맛은 검은 짜장면과 비슷하면서도 달랐습니다. 하얀 짬뽕은 해산물이 많이 들어가서 국물이 시원하고 얼큰해서 좋았어요. 샤오롱바오도 시켜 먹었습니다. 샤오롱바오는 중국의 전통음식인데요. 저는 대만 브랜드 딘타이펑에서 딤섬을 처음 먹어본 지라 그것과 비교를 하자면, 중국과 대만의 샤오롱바오는 그 크기와 만두피 두께에서 차이가 조금 있는 것 같아요. 연경에서 준 샤오롱바오는 크기가 좀 더 컸어요. 안에 육즙이 고여있으니, 입천장이 데이지 않게 조금 찢어서 식히고 드실 것을 권해드려요! 저는 참고로 입 속에 한 번에 넣었다가 눈물 찔끔 나왔답니다.
이상으로 인천 차이나타운 여행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_^
부족한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행복이 함께 하셨으면 좋겠네요. 더 좋은 글로 찾아뵐게요. - 콩장수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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