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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품 & 에세이12

여전히 꿈꾸는 화가, 앙리루소 우리와 무척이나 닮은 그를 만나다 예술가를 떠올린다면, 누군가는 담배를 꺼내 물고 고뇌에 가득 찬 사람을 떠올릴 것이다. 내게도 자고로 예술가라면 강한 아우라를 내뿜고 보통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힘든 사람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렇지만 모든 예술가가 그러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런 편견을 사라지게 한 어느 예술가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그 예술가는 집안이 가난하여 십 대 때부터 일을 배우기 시작하여 센느강의 상산의 통행료를 받는 반복적인 일을 시작으로 쳇바퀴 같은 직장생활을 무려 30년 동안 하며 젊음을 갖다 바쳤다. 그는 회사 생활만 열심히 하느라 정작 좋아하는 미술공부를 할 틈이 없었고, 출근을 안 하는 휴일에만 틈틈이 그리다 보니 그는 그저 그런 아마추어 작가일 뿐이었다. 심지어.. 2023. 1. 6.
(나의 시답잖은 essay) 영화 같은 삶을 살다 간 모딜리아니 우리네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 그들의 절절한 사랑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은 배 위에서 처음 만난 두 남녀의 사 랑을 다룬다. 그들은 배가 침몰하기 전까지 짧은 사랑을 했지만, 홀로 살아남은 여자가 할머니가 될 때까지도 그 시간에 멈춰있었다. 약혼자가 있었던 여자, 신분의 장벽이 있었던 가난한 썸남.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었다. 어릴 적 한 번쯤 멜로 영화나 연애 소설 속 비극의 주인공이 된 나를 상상해 본 적이 있다. 비극이 현실로 나타났을 때 낭만은 사라진다. 나이가 들면서 우린 비극을 한 번씩 맞닥뜨려왔다. 그것은 누군가의 비극을 가슴으로 받아들일게 한다. 아름답지만 현실에서는 마주하기 싫은 짧은 인생 을 산, 영화보다 더 아름답고 아픈 이야기를 간직한 화가. 그 까닭에 그의 작품에는 슬.. 2023. 1. 4.
미술 읽기- 헨리 8세 앞에 선 한스 홀바인 권력 앞에서 이 화가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허리에는 칼을 차고, 다리를 벌린 채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당당하게 서있는 이 남자. 1537년에 그려진 헨리 8세의 모습이다. 이 남자를 그리고 있는 사람은 궁정화가로 활동하고 있었던 한스 홀바인이다. 이 당당한 남자에 대해 한스 홀바인은 어떤 생각을 가졌을 까? 백년전쟁을 거쳐 귀족들 간의 권력다툼으로 큰 희생을 장미전쟁의 시간의 강을 건너, 우여곡절 끝에 왕이 된 이 남자가 통치하던 시절, 권력의 옆에 서있던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 것을 얻은 것 같다가 한 순간에 몰락해 버리는 일이 잦았다. 이 남자의 주변에서 보필하던 세 명의 총리는(토머스 울지, 토머스 모어, 토머스 크롬웰) 한 때 왕의 사랑을 받았다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이 남자와 결혼했던 여.. 2023. 1. 3.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 신에게 다가가려고 했던 예술가 서른 살 무렵이었다. 불안하고 허기진 마음을 채우기 위해 무작정 여행을 떠났다. 순례자의 마음으로 이곳저곳을 거닐다 마침내 이탈리아 로마에 이르렀다.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움직이며 시간은 거슬러 올라갔고 , 그 거대한 무대 위에 홀로 서있는 것 같은 흥분에 가슴이 뛰었다. 어느새 나는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 앞에 서 있었다. 성 베드로 대성당에 도착하면 예수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의 조각상을 볼 수 있다. ‘하느님, 부디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의미를 가진 ‘피에타’라는 작품이다. 피에타는 지친 내 음울한 영혼을 달래주는 듯했다. 이 작품을 만든 이는 바로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Michelangelo Buonarroti)로 르네상스의 3대 거장 중의 한 .. 2023. 1. 3.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 프리다 칼로 , 강하고 아름다운 보물 " 멕시코 혁명의 물결 속에서 프리다 칼로를 만나다 짙은 눈썹을 가진 그녀는 화난 듯 무표정했고, 말하기 힘든 어떤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무심한 듯한 모습 뒤에는 수 만 가지 감정이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키어 도저히 풀 엄두를 낼 수 없을 만큼 힘겹게 다가왔다. 당당한 모습 뒤에 숨겨진,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고통의 심연 속으로 나를 끌어당겼다. 그녀의 이름은 프리다 칼로(Frida Kahlo)이다. 그녀가 태어나고 3년 뒤엔 멕시코에 혁명의 바람이 불었다. 바퀴벌레, 즉 '라쿠카라차'로 은유되었던 가난한 농민들을 폭압적인 정부에 저항했고, 농민들의 영웅 판초 비야(Pancho Villa)와 에밀리아노 사파타(Emiliano Zapata Salazar)가 혁명의 깃발을 들었다. 암살이 난무했던.. 2023. 1. 3.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알고 보면 달리 보이는 프란시스코 고야의 그림 " 프란시스코 고야는 왜 어두운 그림을 그렸나 끔찍하고 잔인하다. 자신의 아들을 먹고 있는 그림이라니! 왜 이 엽기적인 그림이 유명해진 걸까? 이 그림에 관련된 신화의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광기에 찬 눈으로 아들을 뜯어먹고 있는 사투르누스는 ‘씨를 뿌리는 자’의 의미를 가진 농경의 신이다. 사투르누스는 무지한 인간들에게 유용한 농업 기술을 가르치고 풍요로운 황금시대를 열어준 신이다. 무지몽매한 인간들에게는 감사한 존재이다. 이런 고마운 신이 왜 저렇게 흉측한 모습으로 아들을 뜯어먹고 있나? 자신이 아들에게 권력을 빼앗길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그 때로부터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아들을 없애 버리는 것이다. 이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야가 살던 시대로 시간 여행을 해야 했다. 고야는.. 2023. 1. 3.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 케테 콜비츠;이젠 너를 꼭 지키리 " 케테 콜비츠의 삶과 반전운동가가 되어야 했던 이유 아이를 지키려는 여인의 모습이다. 품 안에서 웅크린 아이들을 두 팔로 끌어안고 있다. 아무런 색조도 없이 단조롭고 투박한 이 석판화 속 여인은 강렬하게 다가왔다. 어떤 무기도 없이 맨몸으로 감싸 안은 그녀는 아이들을 끝까지 지킬 수 있었을까? 우리의 바람은 자주 빗나갔다. 그녀는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 이 작품을 만든 케테 콜비츠는 그랬다. 이 그림을 그리기 전 그녀의 상황을 이야기하면 이러하다. 큰 손자 페터가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해 허망하게 죽었다. 이런 일이 벌써 두 번째다. 이미 28년 전 그녀의 둘째 아들 페터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징집되어 죽었다.(손자의 이름은 죽은 아들의 이름을 기리기 위해서 지었지만 공교롭게도 둘 다 전쟁통에 사.. 2023. 1. 2.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 반 고흐;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 우리와 닮아 있는 반 고흐 그땐 마음 시리고 외로웠다. 처음으로 홀로 떠난 이스탄불의 이름 없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올려다본 밤하늘과 닮았다. 당시 밤하늘을 환하게 수놓는 별들은 지독한 열병을 앓고 있는 내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그토록 아름다웠던 별빛은 아야 소피아를 비추었고 나를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 뭔가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아름다운 광경을 봐서 그런 건지, 내 마음이 타들어갈 듯 외로워서 그런 건지, 내 감정을 설명할 수 없었다. ‘별이 빛나는 밤(Starry night)’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작품은 고흐가 아를에서 고갱과의 사건이 발생한 이후, 아를을 떠나 생레미에 있는 요양원에서 지낼 때 만들어졌다. 고흐는 이 풍경을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고흐의 마음속.. 2023. 1. 2.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 쿠르베 ; 화가와 혁명가 사이에서 " 특별할 것 없는 이들을 특별한 주인공으로 허리춤에 옷이 찢어진 채 깨진 돌무더기가 들어있는 바구니를 한쪽 무릎으로 지탱하고 있는 젊은 사내와 뙤약볕 아래서 모자를 눌러쓴 채 작은 망치로 돌을 타작하는 노파의 모습이 힘겨워 보인다. 돌과 건초뿐인 황량한 채석장에서 쨍쨍 돌 깨지는 소리만 들려올 뿐이다. 급하게 허기진 배를 채웠는지, 한쪽 구석에 뚜껑이 살짝 열린 채로 치워져 있는 냄비와 그 아래 널브러져 있는 수프 스푼이 보인다. 말없이 각자 서로의 일을 하고 있다. 이들에겐 너무 일상적인 일이 되어 버린 듯하다. 이 그림의 이름은 ‘돌 깨는 사람들’로 귀스타브 쿠르베에 의해 그려졌고, 원작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 드레스덴에서 폭격을 받아 소실되었다. 왜 이 그림이 특별한 걸까? 이 작품이 몰고 온 영.. 2023. 1. 2.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 클로드 모네 ; 지금 이 순간을 향한 애정 " 클로드 모네는 무엇을 그리려고 했을까 한 때 로모카메라가 유행이었던 적이 있다. 당시 디지털카메라가 대세였음에도 로모카메라를 이용하는 마니아층이 적지 않았다. 로모카메라는 여전히 필름을 사용하는 데다가, 노출강도를 수동으로 조절해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오히려 이런 점이 더 매력적이었다. 디지털카메라처럼 수차례 촬영 버튼을 눌러 마음에 안 드는 사진을 마음대로 삭제해 나갈 수도 없다. 로모 카메라는 찍은 필름을 현상을 하여야 비로소 어떻게 사물이 찍혔는지 알 수 있다. 나는 생일날 촛불이 밝혀진 케이크와 그 주변을 둘러싼 가족들의 모습을 로모 카메라에 담았다. 나중에 필름을 현상해보았더니, 케이크 위의 촛불이 엿가락처럼 길게 늘어져 광선처럼 보였다. 노출이 많이 된 거라고 했다. 망쳐버린 사진 같.. 2023. 1. 2.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 '베아트리체 첸치'를 기억하며 " 560년 전의 그때의 사건을 재현하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가슴 아픈 곳. 죽기 전에 꼭 한번 와 보고 싶었던 나라. 이탈리아 로마. 그곳에서는 긴 시간을 견디며 닳아 없어지지 않고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고, 르네상스를 열었던 천재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과거를 잇는 긴 시간의 터널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로마 고예술 국립 박물관에 갔을 때였다. 한번 그림을 쭉 훑어보다가, 한 여자의 초상 앞에서 멈춰 섰다. 홀린 듯 한동안 계속 그 그림을 바라보았다. 치명적 아름다움와 그녀와 얽힌 비극적인 서사가 어우러져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이끌어냈다. 그녀가 처형당한 곳은 박물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바로 이.. 2023. 1. 2.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카라바조 ; 속죄의 마음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평생 도망자로 살아간 천재 화가 어둠 속에 두 사람의 모습만이 도드라져 보인다. 소년 다윗은 블레셋 장군 골리앗의 잘린 머리를 들어 올린 채 미간을 찌푸리며 쳐다본다. 군사 훈련을 받지 않은 양치기 소년이 조약돌 다섯 알을 넣고 만든 회전시켜 날린 물매로 단번에 적 장수의 이마를 적중시켜 쓰러뜨리고, 칼로 목을 베어버린다. 소년 다윗은 하느님이 선택하고 보호하는 사람이었고, 반대로 블레셋 장군 골리앗은 처단해야 할 적이자 악의 상징이었다. 어처구니없이 기습공격을 당한 골리앗은 제대로 된 공격 한번 하지 못하고 쓰러졌고, 적수가 없었던 골리앗이 쌓아온 명성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초점을 잃은 듯한 그의 눈은 무력했고 허망해 보였다. 목이 잘린 골리앗의 얼굴은 섬세하고 구체적이다. 허공을 응시.. 2023.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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