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콩장수입니다.
저는 이번 주말을 이용해서 광화문을 다녀왔는데요. 광장 한가운데 늠름하게 서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을 볼 수 있고, 그 뒤로 세종대왕 상에 있지요. 세종대왕 상을 지나면 경복궁이 니오고요. 여기까진 잘 아신다고요? 그럼 경복궁 뒤엔 무엇이 있는 줄 아시나요? 저도 꽤나 서울에 오래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경복궁 뒤로는 별로 가본 일이 없었지요.
겨레의 삶을 전시하는 국립민속박물관
그곳엔 바로 국립민속박물관이 있답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큰 규모의 박물관인데요. 박물관 입구는 바로 아래처럼 되어있어요. 주말을 이용해서 커플,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많이 오신 것 같아요. 무료입장이 가능합니다!
어라. 국립민속박물관 입구 바로 오른편에 친근한 조형물이 있는데요. 어린 시절 제 기억으로는 말뚝박기라고 불렀던 것 같은데요. 맨 앞에 있는 꼬마가 해맑게 웃고 있네요. 흠... 저 때는, 얄궂은 아이들이 있는 힘껏 달려와서 온 힘으로 뛰어올라 엉덩이로 허리를 끊어져라 찍어 눌러버렸거든요. 허리를 숙인 아이들은 힘없이 우르르 무너져버리고, 맨 앞에 아이는 가위바위보를 할 기회조차 가지지 못하고 울상을 지었더랬죠.
입구로 들어가면 안내도를 볼 수 있습니다. 안내도 뒤편으로 테니스공처럼 꽃이 핀 나무를 볼 수 있는데요. 이 꽃의 이름은 ‘불두화’라고 합니다.
길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계단 위에 높게 솟아있는 건물이 보여요. 이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재를 모방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계단은 국보 제23호인 불국사의 청운교와 백운교, 건물은 국보 제 55호인 법주사 팔상전을 모방한 것이라 것이라고 하네요.
왼쪽으로 가면 상설전시장이 나오는데요. 미용실에서 손질을 받은 것 같은 예쁜 나무가 한 그루 서있네요.
이제 드디어 상설 전시관에 입장을 했습니다. 현재 상설전시관 1관은 올해 말까지 휴관을 하는데요. 새로운 주제 (K 컬쳐 속 우리)로 개편을 하려고 새 단장 중이래요. 국립민속박물관은 크게 본관, 파주관, 어린이박물관이 있는데요. 제가 온 본관 개방시간은 오전 9시 ~ 오후 6시까지 인데요. 동절기에는 오후 5시까지 개방을 합니다. 수요일과 토요일은 특별히 오후 9시까지 야간연장개관을 합니다. (이건 계절에 따라 시간이 다릅니다. 겨울에는 운영 안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상설전시는 연중 내내 계속해서 여는 전시를 의미하고, 기획전시는 기간을 한정해서 여는 전시를 의미하는데요. 현재는 조명치( 조기, 명태, 명치)가 한국인의 밥상에 오르는 과정을 기획전시합니다. 조명치를 듣는 순간 제가 좋아하는 기타리스트 이름이 떠올랐습니다. ㅎㅎ 여하튼 흥미 있는 전시인 것 같아요. 전 4월 말에 다녀온지라 이 기획전은 볼 수 없었어요.
집에서 VR로 전시관 관람도 가능하다고요?!
지나간 기획전이 아쉬워 국립민속박물관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았는데요. 아니, VR 기술을 접목해서 전시관으로 온라인으로 실감 나게 방문할 수가 있었습니다. 요새는 뷰잉룸을 VR를 통해서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니 참 놀라운 시대에 살고 있어요. 사설이지만 요즘 예술과 기술의 접목은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는 것 같아요. 특히 대체불가능한 토큰을 의미하는 NFT가 뜨거운 감자죠. 실제 그림을 NFT로 만들고, 물리적인 형태의 그림을 태워버려고 NFT만 남겨두는 실험을 했었고, 고가의 유명한 명화를 잘게 쪼개어 NFT로 만들어 다수의 사람들이 소유할 수 있게 거래하기도 했죠. 기술적으로든 개념적으로든 NFT는 많은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 같아요.
책가방이랑 철도시락, 삶은 달걀, 사이다 병이 보이네요. 아마도 봄소풍 갈 때 준비물인 거 같은데, 어린 시절 기억이 어렴풋이 나면서 무척이나 반갑더라고요.
아래 그림은 조선말 양반의 모습을 묘사한 그림인데요. 이 그림에서 놀란 이유는 화가가 외국인이었다는 거예요. 외국인의 눈에 비친 양반의 모습인데, 한 손에는 책을 쥐고 다른 한 손에는 부채를 지고 있네요.
변산해수욕장 포스터네요. 앞엔 알록달록 수영모와 파란색 수영복, 아이스케키를 담은 나무통, 빙수를 만드는 제빙기가 전시되어 있네요. 신나는 여름을 연상하는 물건들이라 제 마음도 덩달아 신났습니다. 추억이 물건이 되어버렸지만, 어쩌면 50년 후의 세상에는 유리관 안에 갤럭시와 아이폰 핸드폰 또는 가솔린으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전시될는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제사를 지내는 집에서는 한 번씩 고성이 오갈 때가 있습니다. 제식인데요. 음식의 위치가 정해졌는데 서로 내가 맞다 네가 맞다 싸우는 걸 자주 봤습니다. 생선의 꼬리 위치라던지, 헷갈리는 부분이 많은데,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의 위치를 쉽게 보여주어서 좋았습니다
겨울철에 입었던 방한복과 모자인데요. 털모자와 뜨개질 모자는 요새 입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세련되었더군요. 그럼 추억의 물건을 한번 구경해 보실래요?
한쪽 벽면에는 옛날 우리 조상님들이 살던 마을이 사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전경을 볼 수가 있는데요. 담벼락 옆에서 낙엽을 쓸고 있는 사람이 보이고, 조금 시간이 지나니 눈이 소복이 쌓이네요.
벽에 적힌 멋있는 문구가 눈에 들어와 핸드폰 카메라로 찰칵 찍었습니다.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해가 다가온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의 삶은 그렇게 흘러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학교는 처음으로 가족이 아닌 집단에 소속이 되고, 규율을 익히는 곳이었죠. 선생님의 말씀은 위대했고 말씀 한마디 한마디를 가슴속에 새겨지던 시기였죠. 그때의 세상은 새로움으로 가득 찬 놀이터와도 같은 곳이었죠.
탈을 비롯한 다양한 물건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 모든 물건엔 당시 살았던 사람들의 삶이 스며있고, 그것을 표현하려는 예술가의 정신과 손길을 간직하고 있겠죠. 그렇게 선대로부터 전승되어 이어온 정신을 지켜온 것 같아요. 제가 민속에 대해서 논할 짬도 깜도 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옛 시절의 모습을 그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럼 잠시 감상하고 가실게요 ^^
7080 거리, 20세기 소년이 되어 그 시절로
여기는 국립민속박물관의 한편에 위치한 곳인데요. 이름하여 7080 거리입니다. 그러니까 70년대와 80년대 동네의 모습을 재현한 곳인데요. 아주 어릴 적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것처럼 설레고 신났습니다. 바닥에 무언가 그러져 있는데요. 아니, 이것은!
전 세계에 한국영화를 알렸던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그 오징어게임이네요!! 사실 전 오징어 게임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저희 동네에서는 바닥에 1,2,3,4,5 숫자를 적고 폴짝폴짝 뛰었던 게임 (이름은 뭔지 모름)은 기억나는데 오징어 게임은 솔직히 넷플릭스를 통해서 알았습니다. 아마 이건 다른 동네에서 했나 봅니다.
어린 시절 학교 앞 문방구의 모습이네요. 한편에 축구공, 줄넘기, 저금통이 매달려 있네요. 저금통 샀던 기억이 있어요. 저축하는 근면한 어린이로 인정받고 싶어서 백 원짜리 동전을 십 원짜리로 동전으로 바꿔서 일부러 무겁게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어릴 적엔 남자가 미용실을 간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지요. 남자는 무조건 이용실, 여자는 미용실 이런 개념이 박혀있었지요. 이발관, 이용실은 하얀 가운을 입은 이발사가 쓱싹쓱싹 머리를 잘라주고 하얀 거품을 턱과 목 주변에 꼼꼼히 발라 칼로 능숙하게 면도를 해주었지요.
예전에 가족사진을 찍는다며 가족 모두 한복을 입고 사진 촬영을 하러 간 적이 있었는데요. 아침 일찍 온 가족이 목욕탕을 다녀와 한복을 빼입고 사진관으로 길을 나섰지요. 전날에 비가 많이 와서 흙탕물이 옷에 튀지 않을까 조심스레 걸어갔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엔 비포장도로가 많아서 비가 오면 움푹 파인 흙바닥에 물이 고여 뛰어가다가 바지에 흙탕물 튀는 경우가 많았지요.
아래사진은 목욕탕 입구에서 티켓을 끊어주는 사무실 내부 공간을 찍은 것인데요요. 전통 문양 패턴의 벽지와 벽에 걸린 포스터가 인상 깊네요. 그땐 집에 샤워 시설이 없는 곳이 많아서 몸을 씻으려면 목욕탕에 가야 했지요. 당시 목욕탕을 가는 것은 연례행사와 같아서 한번 가게 되면 거의 한두 시간 동안 몸을 불리고 나왔었고, 쪼글쪼글해진 손으로 바나나 우유를 빨대에 꽂아 마셨죠.
여러모로 볼거리가 참 많았던 국립민속박물관 관람이었습니다. 기획전시를 진행하고 있으니 다음에 와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다음에 다시 또 놀러 올게요~ ^_^
부족한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행복이 함께 하셨으면 좋겠네요. 더 좋은 글로 찾아뵐게요. 지난 발행글에도 혹시 도움이 될 만한 글이 있을지 모르니, 시간이 되신다면 함께 읽어주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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