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가본 보이는 수장고,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안녕하세요. 콩장수입니다.
가끔씩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면 파주로 가곤 합니다. 파주는 차로 이동하면 한 시간이면 다다를 수 있는 서울 근교인 데다, 도심 속의 북적거림을 잊게 만드는 곳인데요. 특히 데이트코스로 유명한 예술마을, 바로 헤이리가 있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다만 오늘 포스팅은 헤이리마을아 아니라 생긴 민속박물관을 소개하고자 하는데요.
□ 파주 민속박물관 내부는 어떻게 생겼을까?
민속박물관은 흔히 광화문 근처 경복궁에 소재한 민속박물관을 떠올리실텐데, 파주에도 민속박물관이 있다는 것은 모르시는 분이 많으실 것 같아요. 헤이리를 방문할 때, 도로표지판에 민속박물관이 표기되어 있어 눈여겨보았는데 이번에 드디어 오게 되었어요.
새로 지은 건물이라 현대적이면서 새련되게 보입니다. 투명한 유리외벽으로 안에 훤히 들여다보이는 것이 멋있었어요. 주차장이 넓어서 주차하는데 어려움이 전혀 없었습니다.
○ 전시공간과 수장고의 결합, 보이는 수장고!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 높은 층고의 넓은 공간에 가슴이 웅장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층 높이로 마치 큐빅을 차곡차곡 쌓은 듯한 유물 전시공간이 나타났습니다. 이름하여 ‘보이는 수장고’인데, 전시와 수장고 역할을 함께 하고 있었던 것이죠. 보통은 박물관에는 유물을 보관하는 공간인 수장고가 유물이 변형되지 않도록 적절한 기온과 습도와 기온을 유지하면서도, 도난이나 재난상황을 대비하여 안전한 공간에 위치하고 있는데, 수장고를 전시공간 겸으로 활용해서 전시하는 컨셉이 저에겐 이색적으로 다가왔습니다. 10미터 높이의 대형 유리 진열장에 도자기나 토기 등의 유물을 전시해 놓으면서도, 직접 들어가서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더군요.
(부연하자면, 이러한 방식은 해외에서는 잘 활용되고 있다고 하는데, 뉴욕 매트로폴리탄 미술관, 브루클린 미술관 등에서도 Visible stoage로 이미 도입이 되고 있다고 하네요. )
저는 박물관에 오면 유난히 마음이 평온해지는 데요. 나보다 곱절이니 많은 나이를 가진 물건을 보고 있으면 누가 이것을 만들었고, 어떤 생각을 가졌을지, 어떤 이들의 손을 거쳐 이곳까지 오게 되었을지 상상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으로 인간 세계의 잡스러운 생각들을 지워버리는 까닭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는 신삥 같은 물건들도 더러 있다는 건데, 병에 붙여진 상표를 보면서 그 쓰임새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옛날 상표가 참 정겹게 느껴지는데요. 이런 디자인은 벤치마킹해서 복고풍 컨셉으로 노스탤지어 마케팅을 위해 패키지 디자인을 할 때 써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박물관에 와서 자본주의적 생각을 하는 제가 속물처럼 느껴지네요.ㅎㅎ)
새로 지어진 박물관이라 그런지 최첨단(?) 공간도 있었는데요. 아래처럼 화려한 디지털 공간으로 꾸며진 곳이 있었는데요. 벽에는 현재 이곳에서 전시 중인 작품 하나하나가 이미지로 보이는 데요. 스크린에 우표처럼 촘촘하게 붙여진 작품 하나를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해당 유물에 대한 설명을 볼 수가 있는데요. 신기했습니다. ㅎㅎ
이러한 컨셉을 잘 활용하면 우리 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어요. 예컨대, 공장이나 물류창고도 개방형으로 만들어 외부 고객들에게 일부 보여준다면 재미와 더불어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 수 있지 않을 까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특히 투자유치가 중요한 R&D 시설이나 품질관리 시설의 경우에는 시제품이나 생산되는 제품을 전시한다면 신뢰와 더불어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목재로 만들어진 제품은 어두운 조명으로 이루어진 별도의 공간에서 전시되었는데요. 목재 특성상 변형이나 변질이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약한 조명에서 적절한 습도와 기온으로 세심하게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떡에 문양을 새기는 떡살과 다실판, 그리고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는 다양한 다과상이 전시되고 있었어요. 한눈에 보기에도 고급지고 비싸 보였습니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장인이 한 땀 한 땀 정성과 시간을 녹여넣었을테죠. 이런 물건이라면 가보로 여기고 세대를 이어 물려줘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은 대량생산, 원가절감으로 제품이 빠르게 소비되고 버려지는 데, 옛날에는 물건을 대하는 태도가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시절 물건을 보고 있노라면, 이 물건을 만든 장인의 마음, 그리고 이 물건을 소중이 다루며 사용했던 이들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았어요.
박물관은 새로운 차원의 공간인 것 같아요. 마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 주는 시간의 문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파주에 놀러 오시면 들려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헤이리 마을 바로 옆에 붙어있으니, 헤이리로 데이트 오시는 분들도 시간 내서 이곳에 오신다면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오늘 포스팅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한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행복이 함께 하셨으면 좋겠네요. 더 좋은 글로 찾아뵐게요. - 콩장수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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