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로디지털단지 주변 (롯데시티호텔 구로테라스) 데이트 (먹거리, 카페 등)
블로그를 꽤 오래 방치했다. 그간 많이 바빠, 몸, 마음 여유가 없었다. 이미 저장소에는 대강 갈겨쓴 포스팅 주제가 있으나 시간이 더 지나가버리면 이젠 영영 발행하지 못한다는 걱정에, 묵혀둔 글을 발행하기로 마음 먹었다.
□ 밥, 늘 그것이 문제로다
첫 상경한 청춘의 보금자리.
구로구, 금천구, 노원구. 지방에서 올라온 청춘들이 많이 산다. 내 서울 생활 첫 시작은 독산이었다. 모텔에서 일주일간 살면서 방을 알아보러다녔고, 겨우 5평짜리 방을 구해 살림을 시작했다. 두세번의 이사를 거쳐 지금은 다른 곳에 살고 있지만 그곳은 추억이 투명한 이슬처럼 맺혀있는 곳이다. 늘 먹는 밥이지만, 매번 고민하게 된다. 어디서 먹지? 이건 새로운 장소나 익숙한 장소나 매 마찬가지다. 새로운 장소는 낯설어 그렇고, 익숙한 장소는 새로움에 대한 갈망 때문이랄까.
○ 제주은희네해장국 구로디지털단지점, 선지국 or 내장탕 먹기
제주 은희네 해장국. 제주에서 시작한 성공한 브랜드였고, 서울에도 몇 개의 가맹점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곳은 내장이나 선지를 들어간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지인이 알려줘서 따라오게 되었다. 회사가 즐비한 오피스 상권에는 평일이라면 줄을 서서 먹어야하지민, 반대로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주말에는 오히려 기다림 없이 먹을 수 있다. 이곳을 벌써 3번째 오는데도, 얼큰하고 따끗한 맛이 늘 정겹고 따끗하고 든든하다. 처음 두 번은 선지국을 먹고, 마지막은 내장탕을 먹었다.
남자들에게 국밥은 소울푸드나 다름없다. 주로 국밥엔 머릿고기, 내장 등이 들어가 질리지 않는 깊은 맛을 우려낸다. 이런 내장을 다루는 음식일수록 재료, 주방, 객장이 더욱 깨끗하게 관리될 때 감동이 더욱 크게 밀려온다. 감동은 늘 기대 이상일 경우 찾아오기 마련이니.

○ 롯데시티호텔 건물, 2층 커피빈에서 음료
2층 커피빈. 이상기후로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헉헉거리며 도착한 곳, 시원한 스파클링 티음료를 주문했고 제주도에 놀러간 가족이 준 선물을 꺼냈다. 파리바게트 몽생이샌드. (이름부터 독툭한데, 이건 망아지의 제주 방언이다. 몽생이만 보면 매생이가 떠오르고 폭싹 속았수다하면 사기꾼이 보이는데 제주 방언은 유추하기가 대체로 어려운 듯 하다) 예전 가평에서 잣과 땅콩을 넣어 만든 마음샌드(?)를 먹어본 기억이 나는데, 몽생이샌드는 바로 제주도 버전이리는 것. 지역특산물로 로컬 이미지를 심어주고, 한정수량, 특정 지역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특별함을 더해주는 것 같다.
머플러를 한 망아지 캐릭터는 동화마을(여기서만 판매) 이름답게 동화책의 한 캡처에서 튀어나온 듯 아기자기했다. 동물을 작품에 주로 등장시켰던 샤갈이 떠오르기도 하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비밀 구멍으로 데리고 간 토끼가 연상되기도 한다. 이런 풍의 그림을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한정판이라하니 포장지도 기념품으로 보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버리지 않고 보관해 두었다.




그다지 특별한 것 없는 밋밋한 오피스로 즐비한 곳에서도 공간에 특별한 의미를 불러넣는다면 가슴속에 추억이 새겨지는 듯.
평범한 일상과 특별한 기억, 이 낯선 조합은 의외로 어울릴 수도 있다는 것.
부족한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행복이 함께 하셨으면 좋겠네요. 더 좋은 글로 찾아뵐게요. - 콩장수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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