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189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 반 고흐;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 우리와 닮아 있는 반 고흐 그땐 마음 시리고 외로웠다. 처음으로 홀로 떠난 이스탄불의 이름 없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올려다본 밤하늘과 닮았다. 당시 밤하늘을 환하게 수놓는 별들은 지독한 열병을 앓고 있는 내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그토록 아름다웠던 별빛은 아야 소피아를 비추었고 나를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 뭔가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아름다운 광경을 봐서 그런 건지, 내 마음이 타들어갈 듯 외로워서 그런 건지, 내 감정을 설명할 수 없었다. ‘별이 빛나는 밤(Starry night)’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작품은 고흐가 아를에서 고갱과의 사건이 발생한 이후, 아를을 떠나 생레미에 있는 요양원에서 지낼 때 만들어졌다. 고흐는 이 풍경을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고흐의 마음속.. 2023. 1. 2.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 쿠르베 ; 화가와 혁명가 사이에서 " 특별할 것 없는 이들을 특별한 주인공으로 허리춤에 옷이 찢어진 채 깨진 돌무더기가 들어있는 바구니를 한쪽 무릎으로 지탱하고 있는 젊은 사내와 뙤약볕 아래서 모자를 눌러쓴 채 작은 망치로 돌을 타작하는 노파의 모습이 힘겨워 보인다. 돌과 건초뿐인 황량한 채석장에서 쨍쨍 돌 깨지는 소리만 들려올 뿐이다. 급하게 허기진 배를 채웠는지, 한쪽 구석에 뚜껑이 살짝 열린 채로 치워져 있는 냄비와 그 아래 널브러져 있는 수프 스푼이 보인다. 말없이 각자 서로의 일을 하고 있다. 이들에겐 너무 일상적인 일이 되어 버린 듯하다. 이 그림의 이름은 ‘돌 깨는 사람들’로 귀스타브 쿠르베에 의해 그려졌고, 원작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 드레스덴에서 폭격을 받아 소실되었다. 왜 이 그림이 특별한 걸까? 이 작품이 몰고 온 영.. 2023. 1. 2.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series) "나는 3년 차 백수다" 그래도 아직은 행복하다 지금 나는 백수다. 이게 무슨 자랑이라고 이렇게 이야기 하나. 물론 처음부터 백수생활을 한 것은 아니다. 2년 전에 10년 동안 일한 회사를 그만뒀다. 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냐고 하겠지만, 10년 동안 버틴 것도 장한 일이었다. 처음 입사 합격 통지를 받고 신입직원 연수를 시작한 첫날부터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다. 이런 내가 10년 동안 눈물 질질 짜면서 견뎌낸 것도 대견한 일이다. 사실 회사를 그만두게 된 표면적인 이유는 건강상의 문제였다. 실제로 만성적인 질환이 생겨서 이렇게 일하다가 만신창이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내 안에 있었다. 성격은 자라면서 바뀐다고들 하지만, 나는 늘 일관되게 사회 부적응자였다.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자면,.. 2023. 1. 2.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 클로드 모네 ; 지금 이 순간을 향한 애정 " 클로드 모네는 무엇을 그리려고 했을까 한 때 로모카메라가 유행이었던 적이 있다. 당시 디지털카메라가 대세였음에도 로모카메라를 이용하는 마니아층이 적지 않았다. 로모카메라는 여전히 필름을 사용하는 데다가, 노출강도를 수동으로 조절해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오히려 이런 점이 더 매력적이었다. 디지털카메라처럼 수차례 촬영 버튼을 눌러 마음에 안 드는 사진을 마음대로 삭제해 나갈 수도 없다. 로모 카메라는 찍은 필름을 현상을 하여야 비로소 어떻게 사물이 찍혔는지 알 수 있다. 나는 생일날 촛불이 밝혀진 케이크와 그 주변을 둘러싼 가족들의 모습을 로모 카메라에 담았다. 나중에 필름을 현상해보았더니, 케이크 위의 촛불이 엿가락처럼 길게 늘어져 광선처럼 보였다. 노출이 많이 된 거라고 했다. 망쳐버린 사진 같.. 2023. 1. 2.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series) "우린 모두 시한부 인생" 이별의 순간 '너를 만나 행복했다'라고 청소하던 중 책장 높은 곳에서 오랫동안 꺼내보지 않았던 앨범을 찾았다. 책머리에는 먼지가 소복이 쌓여있었고, 물티슈로 조심스레 닦아냈다. 이 앨범은 이십 년 전부터 새로운 사진으로 채워지지 않은 채, 늘 그 자리에 화석처럼 꽂혀있었다. 호기심에 첫 장을 넘기자, 나는 마법처럼 과거의 어느 날로 자연스레 빨려 들어갔다. 앨범 속 사진은 화질이 흐릿했고 색깔마저 누렇게 변했지만, 기억의 심연 아래 조용히 묻혀있던 그날들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그때의 풍경, 냄새, 주변의 소음, 생각까지도. 사진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여러 감정이 올라왔다. 시간의 강을 따라 너무 멀리 떠나왔다는 생각과 함께 그 여정에서 멀미가 날 듯한 너울과 가파른 협곡을 만나 이리저리 부딪혔던 .. 2023. 1. 2.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series) "퇴사를 하기 전 심리" 어려웠던 첫 직장에서의 퇴사 퇴사를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심리에 대하여 궁금하신 분이 많은 것 같다. 만약 첫 직장이라면 퇴사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나도 그랬다. 우여곡절 끝에 첫 직장을 퇴사한 사람으로서 내가 겪은 심리에 관하여 이제부터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두려움과 처음 마주하게 된다. 일을 하다가 화나도 바로 사표를 제출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 두려움 때문일 거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바둑을 둘 때 자신이 연산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총동원했듯이, 나 역시 머릿속으로 퇴사 후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시나리오를 한 번에 상상했다. 머리 나쁜 내가 알파고처럼 정확한 계산을 해낼 일은 만무했고, 이내 머리가 복잡해지면서 아파 .. 2023. 1. 2.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 '베아트리체 첸치'를 기억하며 " 560년 전의 그때의 사건을 재현하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가슴 아픈 곳. 죽기 전에 꼭 한번 와 보고 싶었던 나라. 이탈리아 로마. 그곳에서는 긴 시간을 견디며 닳아 없어지지 않고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고, 르네상스를 열었던 천재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과거를 잇는 긴 시간의 터널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로마 고예술 국립 박물관에 갔을 때였다. 한번 그림을 쭉 훑어보다가, 한 여자의 초상 앞에서 멈춰 섰다. 홀린 듯 한동안 계속 그 그림을 바라보았다. 치명적 아름다움와 그녀와 얽힌 비극적인 서사가 어우러져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이끌어냈다. 그녀가 처형당한 곳은 박물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바로 이.. 2023. 1. 2.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카라바조 ; 속죄의 마음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평생 도망자로 살아간 천재 화가 어둠 속에 두 사람의 모습만이 도드라져 보인다. 소년 다윗은 블레셋 장군 골리앗의 잘린 머리를 들어 올린 채 미간을 찌푸리며 쳐다본다. 군사 훈련을 받지 않은 양치기 소년이 조약돌 다섯 알을 넣고 만든 회전시켜 날린 물매로 단번에 적 장수의 이마를 적중시켜 쓰러뜨리고, 칼로 목을 베어버린다. 소년 다윗은 하느님이 선택하고 보호하는 사람이었고, 반대로 블레셋 장군 골리앗은 처단해야 할 적이자 악의 상징이었다. 어처구니없이 기습공격을 당한 골리앗은 제대로 된 공격 한번 하지 못하고 쓰러졌고, 적수가 없었던 골리앗이 쌓아온 명성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초점을 잃은 듯한 그의 눈은 무력했고 허망해 보였다. 목이 잘린 골리앗의 얼굴은 섬세하고 구체적이다. 허공을 응시.. 2023. 1. 2.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series) "아날로그 감성의 이유" 세상의 모든 소멸하는 것들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 그리고 그것들에 속한 나 어린 시절 놀거리 중의 하나가 연탄 싸움이었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성장의 시기를 지나던 터라 가정에서의 난방 연료로 연탄에서 도시가스로 변하는 과정에 있었지만, 여전히 도심 변두리나 낙후된 동네에서는 연탄을 사용했다. 어린 시절 내가 살았던 동네는 공장이 밀집해 있었고, 뒤로는 하천이 흐르고 있었다. 연탄을 때는 집이 많아서 아침이 되면 불쏘시개로 하얗게 변한 연탄을 집어 문 밖에 차곡차곡 쌓아놓는 모습이 일상이었다. 나는 쌓아놓은 연탄을 발로 차 허물어뜨리고 산산조각 냈다. 그리고 연탄 몇 조각을 주머니에 넣고 동네 아이들을 모아 연탄 싸움을 제안했다. 나는 온몸이 연탄재로 뒤덮였고, 나를 집중적으로 맞춘 아이에게 복수하기 .. 2023. 1. 2.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series) " 열등감아. 고마워 - 우리를 늘 따라다니며 성가시게 했던 불편한 감정 " “우린 아직 미생이야!” ‘미생’은 바둑에서 아직 살아있지도 죽지도 않은 미완의 바둑알을 말한다. 드라마 ‘미생’ 속 등장하는 이 대사는 늘 불안하고 불완전한 우리의 인생에 빗대어 표현한 말이다. 2014년도에 방영된 이 드리마는 직장인들에게 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열광시켰다. 그중에 한 명이 바로 나였다. 바둑 기사가 되지 못한 장그래가 상사에 계약직 사원으로 들어가 겪는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여느 직장에서 있을 법한 인물들과 사건들, 디테일한 배경은 몰입감을 높였다. 많은 회사원들이 직장 경험이 없던 장그래의 모습에 입사 당시 신입사원이었던 자신의 모습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고 한다. 젊은 회사원들은 스스로를 장그래라고 여겼고, 심지어 그들로부터 꼰대 소리를 듣는 부장.. 2023. 1. 2. 주린이의 극한 체험 - 무리한 주식투자를 하면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 ※ 아래 글은 브런치에 2020.1.19 발행한 글입니다. 현재 시황과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는 세상을 마비시켰지만 반대로 시장의 돈은 넘쳐나게 했다. 바닥이 어딘지 모르게 추락하던 증시는 크게 올라서 이젠 도리어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지 모르게 되었다.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돈을 한탕 크게 벌 기회를 놓쳤다는 아쉬움이 들고,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다시 추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맥없이 추락하는 증시를 보며 입을 틀어막고 망연자실 보고 있다가, 또 껑충껑충 단숨에 올라오는 증시를 보니 투자금액이 더 많았으면 좋으련만 하는 후회가 들기도 했다. 그렇게 널뛰기하던 증시에서 내 주식이 큰 폭으로 오르고 내리는 걸 보고 있자니 노동을 통한 돈.. 2023. 1. 2. (시답잖은 나의 Brunch essay) "그의 꿈을 깨뜨리는 충고 - 다른 일을 찾아보라고 했다." 동생 찰스는 고민이 있을 때마다 나를 찾는다. 찰스는 대형마트에서 카트 수거와 같은 잡무를 하는 단기간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일하는 날도 일정하지 않아 인력 운용을 담당하는 실장이 연락을 하면 그나마 일주일에 두어 번 일을 하곤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동료 직원들의 불만으로 퇴사를 권고받은 상태였다. 찰스는 얼마 전 여동생의 남편, 매제에게서 따끔한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매제는 일정한 직업이 없던 찰스에게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하라고 했다. 찰스 자신도 늘 마음속에 안정된 직업을 꿈꾸고,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던 터라 매제의 말은 더욱 아프게 다가왔고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찰스가 자신의 꿈에 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 자신의 꿈은 작곡을 하거나, 디자인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2023. 1. 2. 이전 1 ··· 12 13 14 15 16 다음 반응형